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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원의 기록🏡

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? : 이제야 진짜 봄

정원지기 엘리 2025. 4. 26. 23:10

피코가 마킹을 할 때면,

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.

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는 걸 보면,

괜히 마음이 설레요.

 

오늘은 문득,

중학교 때 미술 시간이 떠올랐습니다.

 

여러 준비물을 챙겨야 하는 것도 번거롭고,

미술에 소질도 없었던 저는

그 시간이 마냥 싫었어요.

 

특히

공원이나 산에 모여 그림을 그리는,

그 ‘사생대회’라는 날을

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.

 

모두 함께 

나무와 꽃을 그리라고 하는 그 시간이

왠지 강요처럼 느껴졌던 걸까요?

 

수채화 붓을 꾹꾹 눌러 잎사귀를 표현하라고 했던 선생님의 말도,

그때는 그저 지루한 주문 같았어요.

나뭇잎 꾹꾹

그런데, 이제야

고개를 들어 나뭇잎을 바라보면,

그때 왜 그렇게 그리라고 했는지

알 것 같아요.

 

대학원 재학 때,

소중한 것을 디지털 아트로 표현하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.

 

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.

“정말로 그리려면, 정말로 보게 된다.”

그때 저는 우리 피코를 그렸는데,

실물을 보지 않고는

도저히 그릴 수 없겠더라고요.

 

늘 보고, 듣는다고 생각했지만

정작

진짜로 내 안에 담아둔 건

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.

 

이제는,

조금 더

가만히 바라보려 해요.

 

조용히 마음에 꾹꾹 담아보려 합니다.

 

오늘도, 

엘리의 정원에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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